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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악보 (desk@jjan.kr) |
| 대서사 음악극 '혼불'
소설 「혼불」은 전주 출신 소설가 최명희의 작품으로, 전주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봤음직한 대하소설이다. 전주와 남원을 배경으로 1930년대 이후 해방까지 이 지역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지역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소설을 대서사 음악극으로 되살려내는 일에 작곡가 지성호씨가 중심에 있었다. 2002년 전주 월드컵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소설의 내용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음악적인 요소로 전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잠자는 것과 외출을 거의 자제하며 50여곡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완성해 냈다. 인고의 시간이었던 그때를 회상하며, 그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작곡가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맛보았다고 전했다.
이 작품의 음악적인 구성은 국악관현악과 판소리합창, 일반합창 그리고 풍물이 중심이 되도록 작곡했으며, 소설의 중요한 부분은 판소리의 독창을 가미해 합창과 어우러지도록 하였다. 여기에 각 장(5부작)의 내용에 따라 영상과 춤, 풍물, 연극적 요소 등을 가미한 종합예술이었다.
음악극은 서양적인 것이라고 인식돼 있어서 대중과의 소통에도 제한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국악과 양악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우리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한결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 작품을 시작으로 음악극이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서양적인 음악극 형식에 한국적인 음악을 담아낸 대서사 음악극 '혼불'을 통해 작곡가 지성호는 음악극의 작곡자로 그 중심에 서게 됐고, 자신의 작곡세계에 전환점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구혜경(문화전문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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