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탐라5 2월6일 금요일 작곡가 지성호 제주에서 보내는 마지막 일정이다. 여행의 관성이 자리 잡자마자 내일이면 또 일상에 복귀해야한다. 내가 집을 떠나면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이상이 생길 줄 알았지만 오늘 태양은 어김없이 떠올랐고 아침뉴스는 지난밤의 사건소식을 전하기에 바쁘다. 남들.. 겨울 제주도 2015.03.02
영춘 탐라4 2월5일 목요일 간밤에 눈이 내렸나보다. 숙소 지붕경사면을 겨우 덮을 정도로 얇게 드리운 눈과 접선을 이루는 하늘의 경계가 불분명할 정도로 잔뜩 찌푸린 하늘이다. 어쩌다 길 잃은 한두 송이 눈이 갈가리 찢겨진 종잇조각처럼 지향 없이 하늘을 배회하다 가뭇없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 겨울 제주도 2015.02.27
영춘, 탐라3 2월4일 수요일 어제 마라도에서 빠져 나온 후 제주를 동쪽으로 돌아 어디 성산 일출봉 근처쯤에서 잠자리를 마련할까 하다가 지원종 선생님 내외분이 제주도에 입도하신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일정을 변경해 공항에 나갔다. 거기서 미리 오신 김홍경 선생님 내외분 과도 반가운 해후.. 겨울 제주도 2015.02.12
영춘, 탐라2 2월3일 화요일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새벽 1시30분. 십여 년간 오페라를 작곡하면서 굳어진 습관이다. 통상 9시30분경에 잠자리에 들고 새벽 1시30분 정도가 되면 일어나 곡을 쓰거나 일감이 없을 땐 책을 읽기도 하고 강의 준비도 한다. 그러다가 창이 푸르스름하게 밝아오기 시작하면 배도 .. 겨울 제주도 2015.02.11
영춘, 탐라1 얼마만의 길 떠남인가! 난마와 같이 얽히고 얽힌 삶의 여정은 한순간도 단절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오로지 앞으로만 진행되기 마련이다. 지금과 같은 서바이벌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구체적 경쟁상대나 성취할 목표가 없더라도 그냥 앞만 보고 달려간다. 도처에서 바쁘다고 아우성.. 겨울 제주도 2015.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