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식 교수 (소리내, 2020)는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지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종 오페라 작곡가이다. 음악전공자, 특히 실기전문가는 독서내공이 일천하고 앎과 글에 취약하리라는 편견을 이 책은 통쾌하게 깨버린다. 저자의 풍성한 인문학적 지식과 감수성이 빚어내는 서구 클래식 음악천재들의 사랑과 사유 세계는 생짜배기 사람냄새를 풍기며 깊은 울림을 빚어낸다. 나 역시 클래식음악 애호가지만 이 책을 통해서 슈베르트와 쇼팽, 말러와 베를리오즈, 바그너와 푸치니 등이 사랑한 여인들과의 파란만장한 인연과, 그 틈새로 개입한 화가 클림트와 모딜리아니, 괴테와 보들레르 같은 문인,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 등과 엮인 당대의 역동적인 인간관계를 비로소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또 모짜르트 신화화의 그늘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