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신문에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번역한 키케로의 <그리스 로마 에세이>란 책이 소개되었다.
안녕하지 못한 요즘에 꼭 읽어야 할 책인 것 같아 책 소개를 축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스토아 철학자 키케로는
‘노년은 우리를 쓸모없게 하는가?’대한 물음에
“전혀 염려할 것이 없다. 노년은 노년대로 쓸모 있는 게 인생이다.”라고 답한다.
그는 인생의 매 단계에는 고유한 특징이 있다고 하였다.
“소년은 허약하고, 청년은 저돌적이고, 장년은 위엄이 있으며, 노년은 원숙하다. 이런 자질들은 제철이 되어야만 거두어들일 수 있는 자연의 결실과도 같은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노년은 감각적 쾌락이 없으니 무슨 재미로 사는가?’라는 물음에 “세월이 정말로 젊은 시절의 가장 위험한 약점에서 우리를 해방해준다면, 그것은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얼마나 멋진 선물인가!” 라고 명쾌하게 답한다. 그는 쾌락을 치명적인 역병이라 보았다.
“자연이 인간에게 준 역병 가운데 쾌락보다 치명적인 것은 없다네…….”
그런데도 우리의 이성과 지혜로도 그 쾌락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것에 욕망을 품지 않게 해주는 노년이야말로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 “라고 간단히 무질러 버린다.
그렇다. 자본주의는 욕망을 부추기고 욕망을 거머쥐기에 일생을 건다. 욕망을 먹고 사는 것이다. 따라서 쾌락의 욕망도 상품화 하고 소비한다. 그래 오늘날 버젓이 “성산업”이 성업 중이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마지막 질문 ‘노년은 죽음에 임박했으니 슬픈 것인가?’ 에 대해서 전혀 아니라고 말한다.
“주어진 수명이 짧다 해도 훌륭하고 명예롭게 살기에는 충분히 길다. 죽음만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죽음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마치 오랜 항해 끝에 드디어 육지를 발견하고는 항구에 들어서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고 말한다.
대단한 죽음에 대한 성찰이다.
죽음은 대자연의 법칙인 순환의 싸이클 일 뿐, 눈 부릅뜨고 손사래 친다고 회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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