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개 받는 자리에서 저에게 어떤 분이 “예술 하는 사람입니까?”하고 묻더군요. 저는 엉겁결에 “예, 작곡하는 사람입니다.”하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분이 곧바로 묻기를 “히트곡이 무엇입니까?” 제가 히트곡이 있을 턱이 있겠습니까? 그 다음부터는 다시는 작곡가라는 말을 하지 않고 살아 왔습니다.
요즘의 예술전반에는 대중사회의 확장으로 예술이 소비적 성향을 띠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중 지향의 소비문화들은 그것이 정신문화의 한 현상이라기보다는 물적 욕망의 또 다른 변형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러한 대중지향의 문화들이 범람할수록 순수 예술은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평생을 작곡하면서 살아 왔으면서도 작곡가라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큰 상을 주시니 이제부터 작곡가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 작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심금에 다가가는 작품은 흔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보들레르>가 기도했듯 저도 기도합니다.
“신이여, 내가 형편없는 인간이 아니며 내가 경멸하는 자들보다 못하지 않다는 것을 나 자신에게 증명해줄 진실 된 곡 몇 편을 쓰도록 은총을 내려주소서”.
이젠 되돌릴 수 없는 외길을 걸어오면서 때론 회의와 고통도 있었지만 이렇게 인정해주시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길을 열심히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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