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1월14일
난생 처음으로 에어로플로트 러시아 비행기를 타다.
듣기론 무슨 군용기를 상상했지만 의외로 일반적인 국제선과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유나이티드 보다 서비스나 기내식이 나으면 나았지 부족함이 없다.
인천에서 모스크바까지 8시간이면 갈 줄 알았는데 꼬박 9시간을 날았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의 황당 시추에이션
수화물 부치는 담당 아가씨가 트렁크에 라이터 같은 것 없겠죠? 물었다.
뜸을 뜨기 위해 일회용 라이터를 옷가지 속에 깊숙이 파묻었기에 별일 있으랴 싶어 그만 고개를 끄덕였다.
출국장에서 막 보안 검색라인에 들어서는데 손전화가 울렸다.
트렁크 짐속에 문제가 있으니 다시 나오라는 것이었다.
얼마나 창피하고 당황스럽던지.
사무실로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고 비행기 티켓에 도장을 받은 후 다시 밖으로 나가 담당 아가씨를 찾아가 트렁크를 다 개봉하고 라이터를 찾아 낼 때까지의 화끈거림…….
이번에 새로운 경험을 통해 안 사실은 나 같은 사람이 제법 많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을 위한 공항 직원들의 능숙한 대처가 이 사실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스크바 공항
활주로 주변에 제설장비들이 밀어부친 눈더미가 큰 산을 이루고 있었다.
무뚝뚝하고 경직된 공항 직원들, 공항내의 이동통로가 생각보다 깨끗했지만 자본주의의 현란함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