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경에 세면기의 수도연결부위가 터지는 돌발사고가 발생하였다.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 화장실 문을 열어보는 순간 강력한 수압으로 비산하는 물줄기가 따갑게 얼굴을 때렸다.
순간 멍하여 대처할 방법을 몰라 허둥대다가 쏜살같이 마당을 가로질러 계량기의 메인 밸브를 잠가 일단 수원을 차단하였다.
거센 폭풍우가 휩쓸고 간 화장실을 점검해보니 23년 된 세면기의 앵글밸브가 삭아서 터져버린 것이었다.
갑자기 집안 수도관의 무수한 연결부위가 걱정되었다.
새벽 6시를 기다려 동네 철물점을 가보니 다행히 문을 열었다.
부속을 사 수리를 끝내니 우리 집은 다시 일상의 평온을 되찾았다.
우리 인생의 예측불가와 재앙의 돌발성에 생각이 머문다.
아무리 그물코를 세밀히 하여도 재앙을 피할 순 없다.
이놈은 순식간에 우리의 취약점을 여지없이 공략하여 무너뜨린다.
천하무적 아킬레스도 치명적인 약점을 파고 든 파리스의 화살 한 방에 명줄을 놓았다.
우리 삶은 도처에 발톱을 숨긴 지뢰밭을 걸어가는 형국이다.
대게 인간이 하나님과 만나게 되는 지점이 여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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