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 Jin Lim
10월 30일
책이,, 왔습니다.
"한국 것" 입니다.
완주군 구이면에서 서울로 갔을 것이고
서울에서 멕시코시티로 왔을 것이고
멕시코시티에서 과달라하라로 왔을 것이고
과달라하라에서 비쟈데알바레스로 왔을 것이고
비쟈데알바레스에서 꽈우떼목 우리집으로 왔습니다.
지성호
교수님께서 책을 보내주셨고
요즘 같은 시절 애기를 데리고 그 먼길을 다녀오던
순우 엄니가 이 책을 제게 가져와 줬습니다.
애기 짐만해도 한보따리 일텐데
이 귀한 책을 우리집까지 가져다 줬습니다.
책을 받는 순간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오매,, 부드런거~~"라는 말이 툭 튀어 나왔습니다.
그간 내 손이 거칠어진 것인지,,
아니면 너무 오랜 만에 한국 책을 만져봐서인지,,
"달보드랍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매우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속 종이도 어찌나 달보드러운지,,
이 거친 손꾸락으로 넘기기가 민망스러울 지경입니다.
혹여 책 닳아질까 조심조심 첫 장을 넘겨보니
벌써 도스토예프스키가 나오고
또 그 다음으로는 <살아남은자의 슬픔>이란 시 구절이 나옵니다.
아,, 이 책 한 권이면,,
아,, 이 책 한 권이면,,
기분 좋게 묵직한 이 책 한 권이면,,
한동안 면무식의 기쁨과 감동을 누리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을 제게 보내주신
지성호
교수님과
이 책을 우리집까지 그 먼길 마다 않고 가져와 준
우리 이뿐 돌고래 순우 엄니
Yunhee Kim
한테
너무 고맙습니다.
달리,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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