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악극에 이어 이번엔 판소리오페라다. 서정성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백제가요 정읍사가 오페라로 탄생했다. 판소리오페라 ‘정읍사’는 전주소리오페라단(단장 우인택)이 ‘진채선'에 이어 두번째로 내놓은 작품이다. 제작진은 이번에도 ‘판소리오페라’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오페라라는 서양식 장르에 국악인 프리마 돈나를 캐스팅해 국악과 양악의 절묘한 음악적 조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고창 신재효의 삶과 그를 사랑한 여인의 일대기를 다룬 ‘진채선'을 통해 한번의 시험대를 거쳐서인지 무대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진채선'을 통해 판소리오페라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면, 이번 무대는 판소리오페라의 진수를 알릴 수 있는 무대가 될거에요". 1년6개월여의 준비기간 동안 한시도 마음놓지 못했다는 우인택 총감독. 그런 그의 앞엔 걸림돌도 많았다.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늦어지면서 공연을 1주일여 앞두고 무기한 연기하는 아픔도 겪었고 무대지원작으로 선정됐다 지원금을 반납하는 고초로 겪었다. 대형 오페라만이 주목받는 텃밭에서 지역성을 살린 튼실한 작품 한편 무대에 올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몸소 체험한 셈이다. 오페라 정읍사는 지역 무대에서 가무악극으로 몇차례 선보인바 있는 ‘정읍사’와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작품의 내용과 해석은 판이하게 다르다. “정읍사는 이야기의 보고인 전라북도의 대표적 문학이에요. 물론 극의 큰 줄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허구죠. 은유와 상징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여인의 정한을 형성화하는데 주력했어요". 제작진은 기존에 선보였던 가무악극과 오페라를 비교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권한다. 이번 오페라에는 지역 문화계의 능력가들이 힘을 보탰다. 심인택, 지성호, 김정수, 이일규 등이 그들이다. 대서사음악극 ‘혼불’로 호흡을 맞췄던 우석대 심인택 교수와 전북대 지성호 교수가 예술감독과 작곡자로 다시 만났고, 극작가 김정수가 대본을 맡았다. 지성호 작곡가는 “국악과 양악을 아우를 수 있는 훈련 덕분에 곡을 쓰기가 한결 수월했다"며 “한의 정서를 표현하기에 최고인 판소리를 중심으로 난해함을 지양하고 친근한 우리색을 강화했다"고 작곡방향을 설명했다. 주인공 월영역은 소리꾼 배옥진이 캐스팅됐다. 남자 주인공인 양곤역은 테너 김선식(전주대 겸임교수)이 맡았다. 무지카 까메라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도립국악관현악단, 정읍시립합창단, 극단 하늘 단원들도 무대에 올라 열정을 발산한다. 판소리오페라 정읍사는 전주와 정읍 두 지역에서 연이어 무대에 올려진다. 전주공연은 오는 7일(오후 3시30분, 저녁 7시)과 8일(저녁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이며, 정읍공연은 오는 20일(저녁 7시)과 21일(오후 4시) 정읍사예술회관이다. 전석 초대다. /이윤미기자 6milee@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