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무서운 사람들

작곡가 지성호 2019. 8. 19. 04:56

요즘 나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 하며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작곡을 하는 일은 아무 관심이 없더니 책을 쓴다 하니 관심이 많다.

생각건대 오페라 작곡은 그만큼 현실로부터 너무나 먼 달나라 일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짐작한다.

대충 따져보니 300쪽은 넘은 것 같다.

쪽잠자고 밥 먹는 시간 빼고는 온통 이 일에 매달렸다.

다 간다는 여름휴가는 생각조차 못했다.

유일하게 쉬는 것이 저녁 먹고 한 시간 못되게 어두운 동네 길을 걷는 것이다.

그러나 힘이 든다고 생각한다면 이 일은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몇 십 년을 곡을 쓴다고 이렇게 살았더니 이게 일상이 되었다.

이러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을 느낀다.



내  일이 모니터 앞에서 하는 일인지라 가끔 쉬는 참에 온라인 뉴스를 본다.

요즘 화를 북돋우는 뉴스들이 많지만 이 꼭지는 읽는 동안 억장이 무너지고 참담한 생각이 들었다.


임대주택 자녀 섞인 혁신초 싫다" 소송 낸 목동xxx아파트 학부모들 패소

 

자기 자녀들이 임대주택 사는 자녀들과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것이 싫어 학교를 바꿔달라고 소송을 냈단다.

세상에나

패소했다니 다행이지만 나는 이 사람들이 무섭다.

이 사람들이 사는 서울이 무섭다.

이 사람들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가는 것도 무섭다.

이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는 더욱 무섭다.

이 사람들이 믿는 하나님도 무섭고 예수도 무섭다.

광화문에서 태극기 부대를 선동하는 목사들도 무섭지만

이 사람들에게 설교하는 목사들도 무섭다.

이 사람들이 선택하는 판단의 기준은 오로지 돈이다.

결혼도, 투표도, 친구도...

독재든 부정이든 나라를 팔아먹든 정의고 나발이고 나만 잘살게 해준다면 무슨 대수겠는가.

이런 사람들의 물불 안 가리는 극성으로 이 사람들 자녀들이 요즘 소위 말하는 일류대학을 다 차지 한단다.

이번 상산고 사태의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현상이다.

이런 부류는 차별을 당연시 하고 그 잘못됨을 말하면 빨갱이라 매도한다.

트럼프도 아베도 자꾸만 이런 사람들을 부추기며 정치를 편다.

무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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