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외로운 사람은 곡을 쓴다

작곡가 지성호 2017. 1. 5. 16:45

 

박남준 시인의 블로그를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가 로그인 없이 읽을 수 있는 글들을 읽어내려 가다가 확 꽂히는 이 대목,

".....쓸쓸하다는 것은 누군가를 향하여 피워 올린

     오랜 날들의 그리움이

     그 기다림이 이윽고 깊어졌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깊은 우물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이끼에 맺혔던 물 한 방울 떨어지면 고여 있는 농밀한 정적을 깨고 되돌아오는 똠방!”소리....

 

 



겨울 같지 않게 포근한 오후

들썽이는 마음에 남부시장 순대집의 왁자함에 섞여들고 싶기도 하고 

역마다 쉬는 기차를 타고 창가에 스치는 바다를 무연히 바라보고 싶기도 하다.


사람들은 고독이 두려워 도시에서 모여 산다.

그러나 진실 되게 살려면 참으로 고독해 져야 한다는 생각을 나이를 먹을수록 새록새록 가슴에 새긴다.

 

 

작곡한다는 것,

마찬가지로 외로움과의 싸움이다.

사람들과 어울리면 생각이 깃들 틈이 없다.

홀로 있어야 귀가 열린다.

작곡은 생각이다.

외로워야 한다.

이 외로움을 잘 견디는 사람만이 뭔가를 남길 수 있다.

이 고립된 성에서

난 그 구체적 대상도 없이 그리움에 가끔은 목이 메인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옥헌 원림  (0) 2017.08.04
겨울나그네  (0) 2017.07.06
죽음보다 더한 슬픔  (0) 2016.12.30
넌 왜 곡을 쓰니?  (0) 2016.12.28
필독 권합니다  (0) 2016.10.31